어둠의 속도 – 엘리자베스 문

 

2004년 네뷸러 상 최우수 장편상 수상작. 루 애런데일이라는 자폐인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정상적인 삶’이라는 것에 대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편견을 갖고 있었는지 깨닫게 해주는 소설이다. 저자는 섬세하고 차분하며 내밀하게 자폐인의 심리를 다룬다. 끈적한 감상주의에 호소하기보다는 시종일관 냉정할 정도로 차분하게 서술하고 있으며, 쉽게 알아차리기 힘든 세밀한 인물의 내면세계 구석구석을 탐구하고 있다.

『어둠의 속도』를 읽으면 과연 ‘정상’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정상’과 ‘장애’를 가르는 구분선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루를 포함한 자폐 증세를 가진 등장인물들은 치료를 받은 후의 ‘나’와 치료를 받기 전의 ‘나’가 같을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이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매우 진지하고도 견고하여 이제까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바꾸어 버릴 정도이다. 이 소설은 정상과 비정상, 앎과 무지, 이해와 몰이해가 극단적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경계를 정확히 짚어낼 수 없는 스펙트럼 상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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