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프(초광속이동)에 대하여 질문

작성자
5기
이승우
작성일
2021-08-07 18:52
조회
7844
예전부터 궁금하던 건데 딱히 물어볼 곳도 없고... 그리하여 질문합니다.



워프는 시간이동-

A 지점과 10광년 떨어진  B라는 지점이 있고,  우주선 X가 A에서 눈에 보이는 B로 뿅 워프한다고 할 때.

1- A와 B의 중간, 양쪽으로부터 5광년 떨어진 곳에선 A를 향해 들어가는 5년전의 X의 모습과, B에서 나온 5년 후의 X를 관측합니다.

2- A에서 5광년, B에서 11.18광년 떨어진 D는 C와 똑같은 5년 전의 X를 관측할 수 있지만, B에서 X가 나오길 기다리려면 1.18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워프가 말 그대로 요기로 들어가서 조기로 뿅 하고 나오는 것이 되려면 ABCD 각각의 타임라인을 넘나들어야 합니다.

우주의 시간을 식빵 자르기에 비유한 것처럼 시간은 상대적 개념이고 워프는  공간 + 시간이동이 됩니다.

광속 이동이 상대적으로 시간을 빠르게 돌려 사실상 미래로 가는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면,

반대로 광속을 넘은 이동은 과거로 가는 여행이 됩니다.

워프를 반복하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만약 우주의 절대적인 타임라인이 존재해서 각 지점들이 관측하는 상대적인 시간이 아닌, 절대적 타임라인을 기준으로한 워프라고 하면,

이동한 곳에서 언제나 미래를 관측 할 수 있게 됩니다.

 

물질, 중력의 하울링-

A 지점과 B 지점이 만약 고정된 워프 게이트, 웜홀 같은 것이라면, 워프가 시공간 이동이라고 생각했을 때

우주 전체로 보면 물질이 복사되는 거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빛이나 중력도 A-B 게이트 양쪽을 반복 통과하여 일종의 하울링이 일어나 무한히 증폭되지 않을까요.

A로 들어간 빛(중력)이 B로 나와 우주 공간을 날아온 뒤에 다시 A로 들어가고 반복...

 

그러므로

이상의 이유로 초광속이동 혹은 워프게이트는 불가능하고, 우주 어디에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올바른 추정인지요?

 

그리고 만약 1-

A-B게이트가 일방 통행이라면 중력렌즈가 없는 블랙홀 처럼 보일 거 같은데 (안 보인다는 이야기 같은데...)

호킹복사도 안 일어날 테니 쌍소멸은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블랙홀과는 다르게 양&음 전하가 무작위로 전송될테니 정규분포에 따라 그냥 아무 일도 없는 듯이 처리될까요...

 

그리고 만약 2-

푸앵카레 정리가 증명된 것은 우리가 속한 공간이 위상적으로 구형이고, 웜홀 같은 빵꾸는 뚫을 수 없다는 이야기 아닌가요?

 

문과의 바보같은 질문이 되면 어쩌나 걱정되지만 그냥 용감히 올려 봅니다.
전체 5

  • 2021-08-09 11:36

    1. C는 X가 A로 들어가 B로 나오는 것을 동시에 관찰합니다.
    X가 A로 진입하는 순간을 임의상 서기 4000년이라 잡겠습니다.
    X가 A로 들어가는 순간의 빛(정보)이 A에서 C로 도달하는데 5년이 걸리고
    X가 B로 나아가는 순간의 빛(정보)이 B에서 C로 도달하는데 똑같이 5년이 걸립니다.

    X의 입장에서는, 4000년에 A로 들어가 곧장 B로 나오게 됩니다.
    C의 입장에서 X는, 4005년에 X가 A로 들어가 곧장 B로 나오는 것을 보게됩니다.
    C가 바라보는 A-B를 워프하는 X의 타임라인은, X와 마찬가지로 연속적인, 순식간의 일이 됩니다.

    "양쪽으로부터 5광년 떨어진 곳에선 A를 향해 들어가는 5년전의 X의 모습과, B에서 나온 5년 후의 X를 관측합니다"
    여기서 '5년 전의 X', '5년 후의 X'라는 표현이 부정확합니다.
    X의 입장에서도 A-B를 통과하는 연속적인 X일 뿐이고,
    C의 입장에서도 A-B를 통과하는 연속적인 X이기 때문입니다.

    2.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활용해 D의 위치를 11.18광년을 잡아주셨습니다.
    이번에는 D의 관점으로 보자면
    4005년에 D는 X가 A로 진입하는 것을 관측하게 되고,
    4010.18년에 D는 X가 B로 탈출하는 것을 관측하게 됩니다.

    위의 예를 따르자면
    X의 입장에서는 A-B를 통과하는 연속적인 X일 뿐이고,
    D의 입장에서는 X가 A로 들어가 B로 나오는데 6.18년이 걸렸음에도 노화 등의 변화가 감지되지 않습니다.

    3. 워프의 방식을 일종의 스타게이트를 설정해서 들어갔다 나오는 것도 있고,
    또는 우주선 엔진의 자체 추진력으로 초광속 항행을 한다는 설정도 있습니다.
    웜홀처럼 공간을 비틀고 접어서 직선거리를 줄인다는 개념도 있고,
    우리 우주의 물리법칙이 통용되지 않는 또다른 공간, 초공간을 설정한다음
    우리우주 -> 초공간 -> 우리우주로 이동하여 빛보다 빠르게 움직인다는 설정도 있습니다.

    그 어떤 설정이건, 초광속 이동이나 워프게이트가 불가능한 이유는
    '질량-에너지 합의 보존 법칙'과 '인과율'을 위배하기에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 하는 질문으로 이해했습니다.
    우리 우주가 닫힌 계인가, 인과율을 위배하는 방식이 아닌 초광속 여행은 불가능한가에 대한
    다양한 이론적 탐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초광속 이동 혹은 워프게이트가 불가능하며,
    우주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는 것 또한 '증명'을 통해 밝혀야 할 영역이지,
    현재의 법칙이 이를 금지했기에, 그 존재가 없는 것이다라고 할 수는 없겠죠.

    4. 푸앵카레 정리가 증명되었다는 것은,
    “단일연결인 3차원의 닫힌 다양체는 3차원 구와 위상동형"이라는 푸앵카레의 추측이
    그레고리 페렐만에 의해 증명되었다는 것이지, 우리 우주가 (도넛처럼 빵꾸가 나지 않은)
    구와 같은 공간으로 입증되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푸앵카레 정리의 증명이 우리 우주에 대한 증명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우리 우주가 '단일연결인 3차원의 닫힌 다양체'임이 증명되어야 하고, 이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 2021-08-09 13:29

      감사합니다. 🙂


    • 2021-09-30 18:26

      답변에 감동받았습니다..


  • 2021-08-09 08:43

    워프는 워프하는 본인의 시간만 접히는 걸로 생각 됩니다. 5광년 전의 워프하는 우주선 X는 관찰자 시점에서는 15년 뒤에 관측 되지 않을 까 하는 조심스런 생각입니다. 짧게 생각 해본겁니다... 그럼~ ^_^


  • 2021-08-09 12:34

    워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네요. 저도 적어놓고 그 사이 시간동안 어디에 존재 하는 걸까 잠깐 생각해 보았는데 워프를 차원 이동이 아닌 초광속 이동으로 해석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