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반 상대성이론 도전기

작성자
charliehong
작성일
2019-01-23 15:51
조회
4541
1. 개요
전 공대 출신으로 대학 때는 미적분도 공부했고 전공 관련해서 양자역학도 개인적으로 공부했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졸업한 이후에는 모두 어딘가에 반납 했죠. 대학 졸업한지 20여년쯤 지난 몇 달 전, 팟캐스트에서 이종필 교수의 일반 상대성 이론 방송을 듣고 [이종필의 아주 특별한 상대성이론 강의] 라는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상대성이론에 관심이 많아 관련 책을 많이 읽었지만 이해는 못했었죠. 수학으로 일반상대론 중력장 방정식을 유도하고 풀이한다는 말을 듣고 사막에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먹고 살려고 다른 직종에서 일하고 있지만 물리학은 어렸을 적부터 제 꿈이었습니다.

2. 시작
시작은 좋았습니다. [이종필의 아주 특별한 상대성이론 강의] 책을 구입하고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조금씩 공부했습니다. 삼각함수, 미분, 적분… 오랜만에 보니 하나도 기억이 안나더군요. 참고로 전 수포자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점수가 낮았을 뿐이죠. 고등학교 수학 기초부터 해서 미,적분 부분은 처음 읽을 때는 아리송해도 2~3번 반복해서 읽으면 이해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곧 중력장 방정식을 유도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죠.

3. 난관
벽에 부딪쳤습니다. 반변, 공변벡터가 나오면서부터 이해가 안가기 시작했죠. 중력장 방정식은 결국 중력이 시공의 뒤틀림이고, 이 뒤틀림을 수학으로 표현(계산)하기 위해서는 반변,공변 벡터 -> 계량텐서(metric tensor) -> 측지선 방정식(geodesic equation) -> 크리스토펠 기호 -> 리치 텐서 -> 리치 스칼라 순으로 내용이 전개되는데 반변, 공변 벡터부터 이해가 잘 안되었네요.

뭔가 새로운 개념을 공부할 때는 이해를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가령, 미분공식의 경우 이를 유도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나면 나머지 합성함수 미분, 전미분 등의 내용은 그냥 받아들여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반변,공변 벡터를 왜 사용하는지? 이 둘의 곱이 왜 불변량을 이루는지? 계량 텐서는 왜 도입했는지? 곡면에서 측지선은 어떤 경로이며 이를 수학으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리치 텐서와 리치 스칼라는 왜 도입한 것인지? 등을 개념적으로라도 알아야 진도가 나갈 것 같은데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4. 난관 돌파 시도와 좌절
책의 내용만으로는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알 수 없어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봤지만, 자료 자체도 많지 않고 있는 자료를 읽어봐도 더 헷갈려 머리속이 뒤죽박죽 되었습니다.

마침 이종필 교수님이 일반인을 위한 상대성이론 강의(검색해 보면 다 나옵니다)를 유튜브로 볼 수 있어 다시 희망을 품고 60개 강좌를 다 봤죠. 잘 이해 안되는 강의는 반복해서 봤습니다. 결론은…. 책 보다는 훨씬 낫지만 제 궁금증을 풀 수는 없었습니다. 여기까지가 내 한계 구나 하고 체념하고 포기했죠.

5. 재도전
우연히 구글링을 통해 영문자료를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글 자료보다는 훨씬 많은 양의 자료가 있습니다. 적당한 유튜브 강의 자료를 찾아서 다시 강의를 들었습니다. 설명은 훨씬 자세하고 이해하기 쉬웠고, 제 궁금증을 푸는데 한 걸음 다가 섰기는 했지만 영어 강의라 완전히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6. 결론
아직도 중력장 방정식을 완전히 유도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알아가려 합니다. 전 취미가 없었는데, 이번 도전을 계기로 제 취미를 수학과 물리학으로 바꾸었습니다. 언젠가는 이해하는 날이 오겠죠.

혹시나 저 같은 분을 위해 제가 참조한 자료 알려드립니다.

1. 이종필의 아주 특별한 상대성이론 강의 : 교재로 쓰면 됨
2. 이종필 교수의 일반상대성 이론 강의 유튜브

유튜브 자료
3. Tensor for beginners 유튜브 : 총 19개 강의 ( 영어 강의로 꽤 속도가 빠르나 발음이 명확해 이해하기 쉬움)
4. Tensor Calculus 유튜브 : 총 23개 강의로 Tensor for beginners 를 먼저 다 보고 난 후 봐야 함.
5. General Relativity Lecture 시리즈 : 스탠포드의 레너드 서스킨드 교수 강의. 1개 강의가 1시간 반정도임. 말은 느리게 하지만 위 3,4번 보다 알아듣기는 더 힘들었음. 전 lecture 3까지 본 상태인데 나중에 모두 이해하고 난 뒤 정리하면서 보는 것이 나을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레너드 서스킨드 교수가 lecture 3 첫 부분에 한 말을 인용하겠습니다.
“일반 상대론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유명하다. 그 이유는 실제로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전체 4

  • 2022-12-30 07:58

    그래도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게 훌륭하고 똑똑해보입니다.특히 어느 부분을 이해못했는지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부분은 탁월해보입니다.실제로 텐서와 일반상대성이론은 수학적으로는 전혀 이해못해놓고도 아는 척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거든요.
    텐서는 기초가 중요하다고 10년넘게 강조해왔죠.적어도 그 말을 이해하는 소수일것 같네요.
    이종필씨의 강의나 교재는 별로 도움이 안될겁니다.
    제 블로그에 강의를 올려놓기는 했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빠져있읍니다. 힘들게 터득한 것을 쉽게 공개하기 싫었으니까요. 어쨋든 포기하지말고 꾸준히 자료 찾다 보면 언젠가는 터득하게 될 겁니다.화이팅~^^


  • 2019-12-03 10:13

    저랑 비슷한 경험을 하셨네요.
    책을 하나 추천 드리겠습니다. 2019년 5월에 출간된 "아하! 상대성이론"입니다.


  • 2019-03-31 15:26

    일반상대성이론을 도저히 알수없는 방법을 선택하셨군요 그 책과 그 강의동영상들론 10년 공부해도 말짱허사,결국 실패할겁니다. 교재와 강의를 바꾸세요


  • 2019-01-27 06:51

    수학 물리를 취미고 가진신 분이 계시다니 반갑군요. 응원 드립니다. 저도 노후 취미로 공부를 다시 해보려고 상대론을 펼쳤다가 아직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책을 다시 잡았는데 손놓고 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니 영 힘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