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공화국에서 살아남는 법 – 곽재식

 

이해하기 쉽고 편안한 서술 속에 풀어놓은 인공지능에 관한 작가의 생생한 통찰력이다. <로봇 공화국에서 살아남는 법>에서 작가가 크게 주목한 것은 다음 다섯 가지다.

첫째, 최초의 실용적인 인공지능 덴드랄에서 볼 수 있는 중요한 사례. 덴드랄은 원래 정치학 전공자였던 허버트 사이먼에게 지도를 받고 논리학을 전공한 학자 에드워드 파이젠바움이 유전학자 조슈아 리더버그의 외계 생명체 연구를 돕기 위해 화학 분야에서 개발한 것이다. 덴드랄의 사례는 자유로운 주제와 자유로운 교류 속에서 어떻게 대단히 실용적인 연구가 탄생하고 있는지 보여 준다.

둘째, 인공지능의 효과.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에 시키게 되면, 감성적인 면이 제거되면서 사용자인 인간의 정서적 스트레스가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악명 높은 용산의 컴퓨터 가게에 직접 방문하게 되면, 점원에게 속을 가능성과 숱한 호객행위 때문에 부담이 생긴다. 하지만 똑같은 가게가 사람 없이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팔게 되면, 고객은 이 모든 일에 시달릴 필요 없이 더 편안한 마음으로 물건을 구입한다. 작가는 이를 ‘용산 온라인 매장 효과’라 지칭하며 기계가 사람의 일을 할 때 오히려 장점을 갖게 되는 경우를 설명한다.

셋째,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한 대 바지사장 시대의 도래. 인공지능이 충분히 사람만큼 뛰어나게 발전하면, 사람이 일하기 어려운 분야나 굳이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많은 부분을 대신할 수 있는 시기가 찾아올 것이다. 그런데 그 분석과 판단은 인공지능이 하더라도, 그에 대한 책임과 처벌을 위해 사람이 여전히 마지막 결정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넷째,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특이점이 올 것인가. 기술 진보가 점점 더 빨라지면서 세상이 바뀌면 언젠가는 어떤 ‘특이점’이라고 할 만한 시점이 도래하고 현재의 인간 삶이 상상 불가능할 정도로 다른 세상이 올 것인가. 이 생각에 동조하는 학자들과 SF 작가들이 존재하지만 작가는 특이점 도래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다섯째, 한국에서 인공지능의 발전 방법은 무엇인가. 게임이든 그 외의 것이든 새로운 산업에서 새로운 발상을 해내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 주고 발목을 잡는 일이 생기지 않는지 경계해 나갈 때, 인공지능 산업 내의 다양한 분야가 서로 결합하며 발전하는 기회가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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