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의 탄생 / 푸른숲

 

가전은 늘 시대상을 반영한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0퍼센트에 육박하는 오늘날 가정용 전화기는 거의 사라졌고, 육아나 활용도를 이유로 텔레비전을 없애는 집도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코인세탁방이 일상화된 도심에선 세탁기 없는 가구도 생겨나는 추세다. 그러나 여전히 냉장고가 없는 집은 찾아보기 힘들다.

2012년 영국 왕립학회는 “식품학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명은 냉장 기술”이라고 밝혔다. 냉장 기술이 현대 사회의 식량 공급, 식량 안보, 식품 안전에 필수라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100년간 냉장 기술 발달과 콜드체인(저온 유통 체계)은 인류의 유구한 음식 저장법과 1년에 걸친 수확 과정을 매일, 매주 음식을 사고 저장하는 방식으로 대체했다. 이제는 공기처럼 우리 삶의 필수 요소가 된 가정용 냉장고는 이 100년의 역사와 콜드체인의 최종기점이다. 누구도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가전이며, 음식을 신선하게 보존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생필품이다.

이 책은 런던과학박물관 큐레이터인 저자가 해박한 지식과 입담으로 런던과학박물관에 소장 중인 100여 장의 진귀한 사진과 삽화를 통해 가정용 냉장고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본다. 콜드체인의 발전에 얽힌 과학, 기술, 문화, 경제, 사회적 요소 등을 두루 들여다본다. 한때 사치품이었던 냉장고가 어떻게 필요를 넘어 필수품이 되었는지 역사적 과정과 기술적 진보를 통해 살펴본다.

 

 

파토 : 냉장이라는 개념부터 등장하는데 전혀 몰랐던 얘기가 많아요. 예를 들어 19세기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과연 냉장을 어떻게 했을까. 음식도 음식이지만 주방구조의 변화도 볼 수 있습니다. 냉장고의 디자인 변화, 부엌의 형태나 주부들이 일하는 방식의 변화, 냉장고가 처음에는 나무로 제작되었다가 왜 흰색 위주가 됐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재밌는 에피소드가 정말 많아요.

최 팀장 : 기술, 문화 간의 이동과 경제와 사회를 냉장의 기준으로 다시 쓰면서 못 봤던 면을 볼 수 있는 신선한 시각을 줍니다. 또 좋았던 건 처음 보는 사진이 많고, 광고나 일러스트를 포함해서 참신한 기계들의 설계도도 재밌게 봤습니다. 이 책이 잘되길 바라는 이유는 하나의 사물이나 현상을 놓고 파내서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전달하는 책이 많지 않거든요. 참신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서 청소년이 봐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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