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 베르나르 베르베르

 

프랑스의 천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는 인간 세계와 개미 세계의 만남과 대립에 이어 두 문명이 서로 이해하고 화합을 이루게 되는 장을 그려 내고 있다.
〈개미〉는 우선 표면적으로는 소설에서 설정된 인간 사회와 개미 사회에서 일어나는 실종·살인 등을 추적해서 그 원인을 밝히는 추리 소설 양식과 개미들의 생태 등이 과학적 준거 위에서 치밀하게 관찰·묘사되는 과학 소설 양식이 한꺼번에 잘 녹아 있는 데서 감각적 재미가 얻어진다.
그 자체로 흥미로운 〈추리+과학〉과 소설 양식의 얽힘은 그러나 단순히 그곳에서 머물지 않고 소설 속의 세 가지 이야기, 즉 인간들의 삶, 개미 사회의 삶, 백과사전 기록 등의 서사가 병치·나열되는 가운데 더욱 큰 미궁에 빠뜨리는 추리와 더욱 치밀해지는 놀라운 관찰들로 이어지면서 재미를 증폭시켜 간다. 그리고 그 재미는 고스란히 문학이 결코 놓치지 않아야 할 철학적 주제와 만나고 있는 것으로써 이 소설의 가치를 증폭시켜 놓고 만다.
그 철학적 주제란 추리와 과학을 뒤섞은 방법 안에서 때로는 〈성냥개비 여섯 개로 정삼각형 네 개를 만드는 방법은?〉이라는 식의 가벼운 기호 놀이로, 자주는 작중의 허구 백과사전에서 명제화하는 〈자연은 획일성을 싫어하고 다양성을 좋아한다. 자연은 바로 그 다양성 속에서 본래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 등의 둔중한 잠언으로 서서히 고정 관념의 전환, 나아가 인간 중심적 세계관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개미의 사고력과 운명을 가진 문화적 동물로 인식하게 되며, 독자가 〈개미〉를 읽어 가는 동안 줄곧 〈어쩌면 인간도 한 마리의 개미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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