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 인간의 사고를 시작하다 – 스티븐 베이커

 

과학자의 영원한 꿈, 생각하는 컴퓨터 왓슨이 IBM 연구소에서 태어난 날로부터 <제퍼디> 무대에서 승리를 거둔 날까지 그 궤적을 담은 책이다.기존 슈퍼컴퓨터와 왓슨의 차이점은 왓슨이 인간의 소통 방식을 터득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과거에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이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기호로 분해해주어야 했지만, 오늘날의 컴퓨터는 이렇게 해줄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몇 초 내로 답을 찾아내는 왓슨 같은 컴퓨터는 모든 분야에서 쓸모가 있다. 왓슨의 후예들은 콜센터에서 세금 문의에 답하고, 비행 스케줄을 조정해주며, 고장난 노트북의 증상을 설명하거나 우리에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의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 렌셀러 공과대학교의 컴퓨터 및 인지과학 전문가 제임스 핸들러 교수는 “인간이 잘 하는 부분과 왓슨의 유리한 점을 결합하면 어느 쪽이든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풀어낼 기반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 앞에서 우리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산업혁명기에 방직기가 직공을 대신했듯이 결국 슈퍼컴퓨터는 우리의 일자리를 꿰차고 우리를 길바닥으로 밀어내지는 않을 것인가? 컴퓨터가 이토록 똑똑해진다면, 우리는 머릿속에 무엇을 담고 다녀야 하는가? 그리고 어린이들에게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열쇠는 역설적으로 왓슨의 성장 과정에 담겨 있다. IBM에서 왓슨 프로젝트를 주도한 과학자 페루치는 언어를 해독하는 일이든, 추상적인 개념과 씨름하는 일이든 컴퓨터가 애를 먹는 분야는 인간이 우위를 유지하는 분야임을 지적한다. 그리고 책 속의 수많은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뇌의 모든 것을 파헤쳐 뇌 지도를 그릴 수 없는 한 컴퓨터가 인간처럼 사고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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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이 있는 저녁 S2E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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